이 책을 고른 이유는 표지가 눈에 들어와서다.
그렇지만 표지만 예쁜 게 아니라 내용도 예뻤다.
p.108
"그거예요."
"뭐가요?"
"들어주면 풀려요."
선숙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자기 앞에 선 사내의 말을 경청했다.
"아들 말도 들어줘요. 그러면...... 풀릴 거예요. 조금이라도."
p.140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p.157
분명한 건 아저씨가 저한테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거예요. 글쓰기를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힘이 났거든요.
p.190
한동안 민식은 잠든 엄마의 모습을, 검은 머리보다 흰머리가 더 많은 조그마한 여인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엄마를 들어 안방으로 향했다. 엄마의 몸은 가벼웠고 아들의 마음은 무거웠다.
p.214
지난 2년간 가족과 분리되어 혼자 살게 되자 스스로의 뒷모습을 거울 없이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혼자 살아보니 곽은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돈만 벌어다 줄 줄 알았지 요리라곤 라면밖에 못 끓였고 세탁기도 돌릴 줄 몰랐다. 자식들과 대화하는 것도 너무나 어색하고 힘이 들었다.
p.227
나는 그가 죽어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등을 기대 누운 채 내 몸의 온기를 나눠줄 뿐이었다. 전날 그의 유언 같은 한 마디만을 되뇌며,
독고. 노인은 자신을 독고라고 밝히며 기억해 달라고 했다. 젠장. 그는 독고가 이름인지 성인지 덧붙일 기력이 없었고 나 역시 물어볼 의욕이 없었다. 다음 날 아침, 독고는 죽었고 나는 그를 기억하기 위해 독고가 되었다.
p.252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p.265
"죽어야 될 놈을...... 살려...... 주셨어요. 부끄럽지만...... 살아보겠습니다."
p.266
강은 빠지는 곳이 아니라 건너가는 곳임을.
다리는 건너는 곳이지 뛰어내리는 곳이 아님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부끄럽지만 살기로 했다.
...
삶이란 어떻게든 의미를 지니고 계속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겨우 살아가야겠다.
실제로 존재하고 알고 있는 장소가 나와서 몰입을 쉽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 ALWAYS 편의점이 존재할 것만 같았다.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독고'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흥미진진해졌다.
그래서 '불편한 편의점 2'도 빨리 읽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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